913화. 역사
로렌은 발키리스가 기억의 조각에서 우연히 빠져나온 의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대의 답으로 그 역시 현실 세계에서 왔을 가능성이 대두되었다.
악몽이라는 칭호를 가장 먼저 봤던 것은 우스루크의 문서를 통해서였다. 그에게 인사를 드렸다는 것을 보면 그는 역사적 인물이 아니며, 현재도 활동하고 있는 고위층 악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게다가 그 기억의 조각을 여러 차례 살펴본 바 있던 로렌이었지만, 악몽 대군이라는 칭호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는 것은, 만약 카프라다비를 통해 배운 악마의 언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이는 기억의 조각으로 남아있던 그 당시 이 존재는 아직 대군으로 승급하지 않은 상태였다는 뜻이었다.
눈앞에 있는 악몽 대군이 ‘스스로 의식계 깊은 곳에 들어왔다’는 가설에 더해 전선의 형세에 대한 북쪽 경계 진주의 분석을 종합해본 로렌은 그가 방금 떠올린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