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6화. 숲의 비밀

656화. 숲의 비밀

일꾼들이 진입한 지역은 미로 숲이 아니라, 흉측한 거대한 괴수의 뱃속 같았다. 이런 느낌은 철로 작업을 할 때 더욱 명확해졌다.

바닥에 서로 얽힌 넝쿨들은 끝도 없이 이어져 거대한 그물을 이룬 채 철로 하나하나를 지정된 지점까지 옮겨주었고, 지면에 그것을 박아 넣었다. 철로가 일정 구역까지 이어지면, 양쪽의 나무들이 알아서 자리를 피했기 때문에 그것을 베거나 옮길 필요조차 없었다. 동시에 주변의 관목들이 빽빽하게 모여들어 하늘을 가려준 덕분에 작업 중에 악마들에게 들킬 염려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숲은 작업 구역에 접근하는 야수들을 알아서 처리해주었다. 만약 일꾼들의 식사에 고기가 들어있다면, 그것은 이 근처 어딘가로 접근했던 야수를 리프가 처리했다는 뜻이었다.

팽은 운 좋게도 이 숲을 움직이는 마녀를 직접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리프라는 마녀가 인간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었다. 리프는 온몸에서 기이한 녹색 빛을 발산하고 있어, 먼 곳에서 보면 꼭 보석 같았다. 게다가 이동을 할 때에도 실체가 없는 것처럼 나무와 나무 사이를 자유롭게 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