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2화. 첫 번째 정면 접촉
벌써 4개월째였다.
발키리스는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은 채 사람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찬 무대를 바라봤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
지난 4개월 동안 그는 이 세상에 대해 기본적으로 이해했고, 인류의 여러 유산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그 자신 역시 그 유산의 일부가 되는 것을 받아들인 상태였다.
현실로 돌아가기만 한다면, 지난 시간 동안 그가 겪었던 것들은 종족에 큰 이익이 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가장 치명적인 문제는 의식계에서 빠져나갈 방법을 단 하나도 찾지 못했다는 사실이었다.
발키리스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정보들을 전달할 수가 없었다. 마치 가까스로 사막 한가운데에서 맑은 물 한 병을 발견했는데, 그 물병의 뚜껑이 꽉 닫혀 도저히 열 수 없는 상황에 봉착한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