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3화. 마지막 처신
「자네 살아있나?」
침묵의 재난의 머릿속에 가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탄생탑을 통해 의식으로 전달되는 소리였다.
그는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에 쥐어진 하얀색 가운의 자락을 바라보았다.
「말했잖나, 모든 인류를 죽이기 전까지 난 죽지 않는다고.」
「다행이군. 하지만 잊지 말게, 이 전쟁의 승부를 결정한 건 이 나소펠레라는 거 말이야! 새로운 공생체와 신이 만든 신의 연합 공격이 아니었다면 2, 3천 마리의 원생체를 쏟아부었다고 해도, 이 험준한 산에서는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을 거야.」
「그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겠네.」
「⋯⋯」
이렇게 단번에 말끔한 답을 얻을 줄은 몰랐다는 듯, 가면은 잠깐 멈칫했다.
「왕께서 서쪽 전선의 상황이 어떠했냐고 물으시거든 꼭 그렇게 답해줬으면 좋겠군. 그리고 헤이크조드는 이 전투에 조금도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이건 자네도 직접 목격한 일이니까. 비록 그 자에게도 그 자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이번 승리가 누구의 공적인지 확실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