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0화. 범상치 않은 돌조각
바람이 휘휘 불어오는 길을 건너, 아키마는 다시 한 번 윈터리스 성루 안쪽으로 들어왔다.
해가 진 뒤 왕의 부름을 받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었지만, 웬디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아키마는 큰 의심 없이 그녀의 뒤를 따라나섰다.
하지만 달리스는 집 안에 남아있으라고 했다. 만에 하나, 무슨 일이라도 생길 경우, 동료에게는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성의 대문 밖에 이른 아키마는 저도 모르게 옷을 꽉 여몄다.
“추워?”
웬디는 웃음기가 담긴 눈으로 아키마를 힐긋 바라보며 물었다.
“걱정 마, 안에 들어가고 나면, 곧 옷을 벗게 될 테니까.”
뭐? 벗는다고? 설마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게…….
“들어가십시오, 웬디님.”
아키마가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사이, 대문이 느릿하게 양쪽으로 열리며 근위병 두 사람이 예를 갖추며 안쪽으로 들라는 손짓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