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4화. 이해할 수 없는 도시
뚜우—!
선창을 통해 긴 뿔나팔 소리가 들려왔다. 전방에 배가 있다는 뜻인 이 소리는 크렘 국경에 들어온 이후 거의 한 시간에 한 번씩 들려올 정도로 빈번해졌으며, 이제는 그 간격이 10분 이내로 줄어든 상태였다.
크렘의 항해 기술이 이렇게까지 발달 되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한 맨필드였다.
웨인의 귀족들은 보통 크렘에 대해 국토는 넓지만, 물자가 풍부하지는 않아 웨인과 거의 비슷하다고 알고 있었다. 부귀함을 거론할 때 가장 먼저 손에 꼽는 것은 글로리아였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다 옛말이 된 모양이었다.
웨인이 크렘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을 탓할 수만은 없다. 소문이라는 것은 본디 마을 하나만 거쳐도 전혀 다르게 변모되곤 하는데, 크렘에서 웨인에 이르려면 두 개의 왕국을 지나쳐야 하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