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화. 우연한 만남

1030화. 우연한 만남

“동쪽에 또 한 무리의 적들이 몰려온다! 안나, 그쪽의 상황은?”

경청 인상 안에서 메이지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전장에 투입된 천해계의 병력은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

사방팔방에서 달려들며 안개 섬 위로 기어 올라온 그들은 동료들의 시체를 타고 넘어 제1군을 향해 돌진했다.

울창했던 풀밭은 이미 사라졌으며, 그 대신 드러난 새카맣게 탄 땅에서 코를 찌르는 연기 냄새가 풍겼다. 지대가 비교적 낮은 곳에서는 흑청색의 피 웅덩이가 군데군데 형성되어 있었다.

그들이 우세했던 전장도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태에 이르러 있었다.

죽음을 불사하고 맹렬하게 달려드는 적들의 기세에 제1군도 점점 많은 피해를 입고 있었다. 엘리노어와 공중 기사의 지원을 받고 있기는 했지만, 그들이라고 한 마리의 괴물도 놓치지 않을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