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4화. 객관적인 역사
“망가진 논밭들⋯⋯.”
“그리고 전혀 딴판이 된 골든그레인 성.”
테브가 자리에서 일어나 뒷짐을 진 채 촛대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길을 끊고 성벽을 보강하기 위해 윌리엄은 부근의 주민들을 모두 소집했을 거야. 물론 다른 영주들의 허가나 협조 없이 그 혼자서 이 일을 진행할 수는 없었겠지. 인구가 대량으로 집중되면서 무역이 중단되었고, 논밭의 감소는 식량 생산에 엄중한 영향을 미쳤겠지. 그래서 이렇게 참담한 결과가 나온 거야. 다시 말해서, 그 귀족들 역시 공작과 전혀 다를 바 없는 놈들이라는 거지. 아직도 전하께서 투항한 그들의 충성을 받으려고 하실 것 같나?”
“…….”
베어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들에게는 아무 죄도 없다고 한 말은 모두 거짓말은 아니야.”
테브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