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1화. 다른 세상
“몸 상태는 좀 어때?”
한 더미의 책을 끌어안고 402호 병실로 들어온 페이한이 침대 머리맡에 그 책들을 쌓아두며 물었다.
“고마워.”
발키리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를 표했다.
“이제는 걸을 수도 있어. 의사가 그러는데, 일주일 후면 원래대로 회복될 거래.”
“다행이다. 격투사 중에서도 자가 치유 능력은 손에 꼽는 편이겠는걸.”
페이한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자연의 힘이 몸에 미치는 영향은 사람마다 달라. 모든 각성자들이 다 너처럼 강력한 치유력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야. 두 다리의 뼈가 가루가 될 정도로 다쳤으면서도 한 달 만에 완치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 그렇게 심각한 부상을 입은 격투사들을 본 적이 없으니, 네 잠재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실감하지 못하는 것뿐이지.”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