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9화. 다른 운명
머리 위 곳곳에서는 보글 비스트와 철로 만든 새들이 교전을 벌이고 있었다. 간간이 떨어지는 검은 점들은 철로 만든 새의 파편일 수도 있었고, 보글 비스트의 잘린 사지일 수도 있었으며, 탈 것을 잃고 떨어지는 원생체일 수도 있었다.
사실 그로서는 불의가 말한 거대하고 검은 철로 만든 새도 볼 수 없었다.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연기 기둥은 이때 수십 킬로미터 이상으로 확대되어 머리 위쪽으로 거대한 ‘우산’을 형성했기 때문이었다. 그 짙은 연기 아래에서 위쪽의 상황을 살필 수는 없었다.
「아래쪽으로 뭘 떨어뜨리지 않았어? 아니면 근처에서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검은색 물체가 있다거나 하지는 않나?」
가면은 거의 고함치듯 물었다.
「있어, 도처에 널려 있는데.」
상대의 답은 그가 예상한 대로였다.
「내가 뭔가를 찾아주길 바란다면, 좀 더 상세히 설명하는 게 나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