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6화. 어둠 속의 희망
대체 이곳에 갇힌 지 얼마나 지났을까?
오토는 관자놀이를 짚으며 고개를 저어 정신을 차리려 애썼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의 구금에 그는 몸도 마음도 녹초가 돼버린 상태였다.
특히 잠에서 깨어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어둠에 잠겨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면 모든 사람에게서 잊혀진 것 같은 무력감마저 느껴지곤 했다.
하지만 그는 반드시 살아남아야 했다.
아버지⋯⋯ 그리고 록시 가문의 운명이 암페인의 손에 달려 있으니까.
허약한 몸을 일으켜 침대에서 내려온 오토는 천천히 철창 쪽으로 다가갔다.
그는 간수에게 음식과 물, 그리고 면도칼을 요구할 생각이었다. 오랫동안 면도를 하지 못한 탓에 이미 온 얼굴에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라나 있었고, 밥을 먹을 때마다 지저분하게 자란 수염에 기름기와 음식물이 묻어 턱밑에서 고약한 냄새가 풍기고 있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