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4화. 또 한 번, 영혼의 전쟁
신은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난 생명체의 범위 내에 속한 존재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엄청난 중상을 입었어. 수만 년의 시간을 들이고 난 뒤에야 겨우 회복했지. 그때부터 중력은 더 이상 이 세상에서 가장 존중받아야 할 힘이 아니게 된 거야.”
그 답을 들은 로렌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스스로를 관리자라고 칭한 눈앞의 상대가 생명체의 범위 내에 속하지 않는다는 말에 로렌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문 계획은 수많은 은하에 걸쳐 17만 개가 넘는 문명이 동참한 작전이었다. 이렇게 엄청난 세월을 뛰어넘어 계획을 진행하려고 한다면, 통솔자는 하나의 개체나 하나의 집단이어서는 안 될 터였다.
상대는 이 계획을 위해 나타난 존재였다.
“그 후 「요람」이 제작되었지. 이것은 마력을 이용해 세상을 구축했지만, 힘의 강도에는 일정한 제한을 받았어. 난 완전하지 못한 데이터베이스에서 생명체를 선발하고, 새롭게 배양해 그것들을 새로운 규칙 아래 살아가게 만들었어. 경쟁은 종족의 진화속도를 크게 앞당길 수 있었기 때문에 요람은 비슷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을 고의적으로 선택했지. 하지만 계산을 통해 이 과정에는 엄청난 시간이 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유한한 자원은 자유로운 생장을 제한했고, 그로 인해 불가피하게 외부의 힘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