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2화. 종말 (2)

842화. 종말 (2)

잠시 자세히 상황을 살펴보던 마빈은 상대가 분명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두 팔과 두 다리를 갖고 있기는 했지만 그 몸집은 인간보다 훨씬 더 컸으며, 동시에 짙은 푸른색 빛을 띤 피부 위로는 혈관과 힘줄이 불끈 솟아있었다.

그것과 인간 사이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뺨과 아래턱, 그리고 팔꿈치에서 자라난 서로 다른 길이의 촉수였다. 마치 지렁이처럼 느릿하고 끔찍하게 꿈틀거리는 그 촉수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무엇보다 가장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감겨있는 악마의 두 눈이었다. 잠을 자고 있는 것 같은 그 모습에 위협적인 기운이라고는 조금도 느낄 수 없었다.

저 괴물은 정말 붉은 달에 이끌려온 것인가? 아냐, 그건 크렘 사람들이 무지한 주민들을 호도하기 위해 꾸며낸 말일 뿐이지. 백작이 속으로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