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7화. 어디에서 왔는가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내가 떠나기 전에 물어봐.”
관리자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어⋯⋯. 이렇게나 빨리?”
“의식계가 얼마나 큰 부담을 지고 있는지 느끼지 못하는 거야?”
상대는 어깨를 으쓱했다.
“의식과 융합한 뒤에도 완전한 네 모습을 유지하고 싶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하는 게 나을 거야.”
로렌은 저도 모르게 입을 비죽였다. 그러고 보니 자신의 머리 위에 떠오른 채 비정상적으로 줄어들던 붉은 숫자가 정말 꿈속 세상과 관련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지구라는 곳에 대해⋯⋯. 들어봤어?”
이 질문을 할 때 그가 쓴 언어는 그가 이전의 세상에서 원래 쓰던 언어였다.
관리자는 관련된 정보를 탐색하듯 잠시 눈을 감았다.
“음⋯⋯. 발음이 비슷한 행성은 총 3251개 존재해. 하지만 특성을 고려했을 때 네가 물어본 행성은 은하계 3번 팔 부분의 가장자리에 존재하는 행성을 말하는 거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