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화. 잠입
격투사들의 청각이 상당히 예민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가르시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숙이고 휴대폰만 만지작거렸고, 천재 소녀는 꼿꼿한 자세로 앉아 어느 누구의 접근도 허하지 않겠다는 기운을 온몸으로 발산하고 있었다.
그 나이에 맞는 태도는 전혀 아니었다.
두 사람 사이에 앉은 로렌은 가시방석에 앉은 듯 불편함과 어색함에 시달려야 했다. 가장 뒷좌석에 앉은 것은 다른 누구의 시선도 받지 않기 위해서였는데 이 두사람 덕에 이제는 차 안의 모든 사람들이 그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에게로 쏟아지던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은 버스가 출발한 뒤에야 겨우 거두어지기 시작했다.
로렌이 가르시아에게 자리를 바꿔줄 수 있겠냐고 물어보려 한 그때, 페이한이 불쑥 그를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두 입술을 살짝 달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