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6화. 홀로 움직이는 이리 소녀
다음 날, 관례대로 열린 회의는 한나절 만에 폐회를 맞았다.
사흘 동안 침묵하고 있던 로렌 윔블던은 더는 대신들의 토론을 듣지 않고 자신의 결정을 선포했다.
로렌은 윈터리스 성의 병사들을 둘로 나누어 한쪽은 비엔토를 통해 헤르메스 고원으로, 다른 한쪽은 동쪽 경계를 관통해 왕국 변경 지역으로 보내겠노라고 말했다.
그리고 헤르메스와 동쪽 경계에 도착한 각각의 병사들은 글로리아의 서쪽과 남쪽을 포위한 뒤 여름이 끝나기 전에 글로우 성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마지막 말 이었다.
국왕이 결정을 내리자, 모든 언쟁이 종식되었다. 보수적인 의견을 고수하던 파라부도 전혀 그런 적 없었다는 듯 가슴에 손을 얹으며 그의 명을 받들겠다고 말했다.
* * *
“하나, 둘, 셋, 넷⋯⋯.”
가방 안에 든 금화를 탁자 위에 쏟아놓고, 두 번이나 재차 수를 헤아려보던 루가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