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화. 악마가 나타나다
웬디는 순간 두 달 전쯤 특이한 마녀가 윈터리스에 왔던 것을 떠올렸다. 마녀 연맹에 가입하지 않은데다가 다른 마녀들과 깊은 접촉이 있지도 않았던 터라 그녀에 대한 이야기는 아멜리아를 통해서 들은 것이 전부였다.
그중 반복적으로 언급되었던 특징은 그녀에게 인간답지 않은 부위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리 같은 귀와 꼬리. 분명 이상했지만 로렌은 굉장히 예쁘다고 칭찬했었다.
그 마녀의 이름은 루가, 남쪽 끝 어느 부족의 공주였다.
설마 바스크가 발견한 것이 그녀인 건가!
“지금 어디 있죠?”
웬디가 다급하게 물었다.
“얼른 보러 가야겠어요!”
* * *
농부는 부상자를 집으로 데려가지 않고, 방목 구역의 임시 막사에 옮겨놓은 상태였다.
긴 의자에 누워 꿈쩍도 하지 않고 있는, 온몸의 옷이 붉은 피로 흠뻑 젖은 이리 소녀를 본 순간, 웬디의 마음은 더욱더 아래로 가라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