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9화. 반격의 화염

929화. 반격의 화염

다음 날 아침 일곱 시, 미풍이 불고 가는 눈이 내렸다.

흐릿하고 먹먹한 하늘 아래 일렬로 서서 고요한 주둔지를 느릿하게 빠져나간 다섯 대의 증기 트럭들이 동쪽을 향해 내달렸다.

화물을 옮길 때와는 달리, 이 차의 뒤쪽은 회백색의 범포로 덮여있어 멀리서 보면 꼭 작은 눈 더미가 이동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중 세 대의 트럭은 뒤쪽에 152밀리미터 요새포를 끌고 있었다.

기다란 검은색의 포관은 차의 바퀴 자국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가까이에서 봐야만 유압완충기에서 반사된 서늘한 빛을 눈치챌 수 있었다.

두 시간 뒤, 기름과 탄약을 가든 채운 스물다섯 대의 복엽기가 토른 마을 상공으로 떠올라서는 갈매기호를 따라 예비 전장으로 향했다.

평상시와 달리 공중 기사단은 방위를 쉽게 판별할 수 있는 저공비행을 하는 대신 처음부터 흰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