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1화. 전투가 끝난 뒤
6조의 요새포는 기습 전에 판나가 살폈던 포병조의 것으로, 진지의 가장자리에 붙어있던 터라 창에 의해 두 번 정도 공격을 받은 것 외에는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은 상태였다.
계수를 설정한 지 1분도 되지 않아 요새포가 목표를 향해 성난 화염을 내뿜었다.
2킬로미터의 거리는 포탄의 포물선을 상당히 낮게 만들었고, 덕분에 전장의 모든 병사들과 악마들은 포탄이 바람을 가르며 내는 휘파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곧이어 포탄이 바닥에 떨어지며 하늘과 땅이 거세게 뒤흔들렸다. 실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위력이었다.
발사된 포탄은 기어 다니는 괴물의 발치에 떨어졌다. 격렬한 폭발과 함께 터진 포탄은 괴물의 반 정도를 날려버렸고, 단단한 갑각이 깨지며 그 안의 살덩이가 완전히 드러났다.
거대한 괴물의 곁을 지키고 있던 한 무리의 광마들도 함께 그 폭발에 영향을 받아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