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7화. 그랜디 섬에서의 철수

907화. 그랜디 섬에서의 철수

비행 사자를 통해 알려진 철수 명령은 곧 케이지 산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크렘의 세력 아래 자리한 지역은 모두 전력을 다해 이 명령을 수행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회피하거나 건성건성 임하는 이는 없었다.

현지 귀족들도 지난 반년 동안 로렌 윔블던의 일 처리 방식에 대해 확실히 파악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들도 자신이 발휘한 ‘힘’에 놀라고 있었다. 과거였다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을 요구였건만, 지금은 전력을 다해 그것을 해내려고 하는 자신들에게 못할 것이라고는 없어 보였다. 새로운 체제가 도입되며 그들은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화하고 있었다.

리앙 베이트 남작도 그중 한 명이었다.

자신의 저택 안에 맴도는 바쁜 분위기에 그의 심경은 퍽 복잡했다.

여태 자신의 가문이 능력으로나 야심으로나 성에 차지 않는 작은 귀족이라고 생각했던 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