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0화. 성년일

690화. 성년일

로렌은 수정이 완료된 일련의 치수를 도면에 모두 기록한 뒤, 깃펜을 내려놓고 시큰거리는 목을 주물렀다.

뜻밖의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눈앞의 도면이 완성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전의 도면으로 만든 견본 기계는 며칠 동안 아무런 문제 없이 가동되었으며, 누적된 작업 시간도 이미 현재 요구되는 조건을 만족시킨 상태였다.

2대 동력원인 내연 기관의 원리는 전혀 복잡하지 않았다. 증기 기관이 진화한 형태라고 볼 수 있었다.

이전에 쓰던 1대 동력원인 증기 기관은 피스톤을 운동시켜 힘을 내는 기계로,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를 하든 증기를 수송할 때 상당한 열손실이 발생했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연히 그 힘을 직접 실린더에 주입할 수 없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렇게만 한다면, 보다 높은 효율로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생각에서 비롯되어 만들어진 것이 바로 내연 기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