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7화. 새로운 인구 정책
침묵의 재난의 투구 아래쪽에서 붉은색 빛이 번득였다.
“저는 이 유산의 조각을 거의 2백 년 동안 지켜봐 왔고, 그 동안 봐온 인간도 한둘이 아닙니다. 그들 중 대부분은 도망치거나 흡수를 당하게 되지요. 저와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마주 봤던 자는 2백 년을 통틀어 단 한 사람뿐이었고, 그 인간은 암컷이었습니다.
마녀라면 이상할 것도 없는 일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 자가 암컷이든 수컷이든 중요한 것은 능력 자체라는 겁니다. 어쩌면 이 자는 자신에게 의식계에 흔적을 남길 수 있을 만큼 강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결과를 놓고 판단할 때, 나 역시 그 의견에 동의하네.”
헤이크조드가 말했다. 이쪽 방면은 그의 전문 분야였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지? 의식계는 대양보다 넓다. 이런 흔적들을 하나하나 찾아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