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7화. 지키지 못한 약속

1007화. 지키지 못한 약속

한참 뒤, 벨리그 로사가 느릿한 동작으로 외알 안경을 벗으며 미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까, 영원한 삶은 그저 속임수일 뿐이었다는 겁니까?”

로렌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으로서는 의식을 늙지 않게 유지할 수 있는 건, 마력을 가진 자들에게만 가능한 일이야. 인간 중에서는 마녀들에게만 가능한 일이지.”

“하지만 그 약을 먹으면, 제 몸은 분명 호전…….”

“그 약이 아무런 효능도 없었던 것 아니야. 그 약은 활력을 줌으로써 의식을 또렷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어. 하지만 죽음을 막을 수는 없지.”

로렌이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리고 곧 그 약의 부작용이 나타날 거야. 그것이 내가 그대를 급하게 이곳에 데려온 이유이기도 하지.”

벨리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