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1화. 포로가 되다
백작은 집행자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다리 하나를 잘라버려. 누구든 상관없어. 이 미친 여자의 동료라면⋯⋯.”
“연기하지 마.”
프렐리나의 입에서 쇠약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그녀의 말투에는 비웃음이 가득 묻어있었다.
“저번에 손가락을 잘라오라고 했을 때를 기억하나? 손가락의 피가 이미 변색 되어있더군. 감히 그걸로 날 위협하고 속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주교로서의 삶이 너무 평온했던 모양이군.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구별하는 법도 잊을 정도라니……. 그건 이미 죽은 그들의 시체로부터 잘라온 거잖아, 안 그래? 벌써 내 동료들은 다 죽여 놓은 거지, 이 배신자!”
루렌초의 얼굴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게다가 난 교황의 대리인도 아니었어. 그런 내가 어떻게 경전의 위치를 알 수 있을까? 터커 토르님께서는 어쩌면 알고 계셨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 분은 내게 경전에 관해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어. 그러니까 이 세상에서 신벌군의 제작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