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7화. 배반의 이유
도르트 서미는 왜 그 일을 언급하는 걸까?
당시 실버라이트 성에서는 분명 심각한 폭동이 있었다. 연이은 광산 사고로 수백 명의 광부가 사망했는데, 그들의 고용주는 실버라이트 성내의 주민들에게만 배상할 뿐, 염가의 노동력을 제공했던 난민들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사망한 난민 노동자의 가족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고, 모두 밖으로 쏟아져 나와 살인과 약탈을 자행했으며 결국 수도 기사단의 진압으로 겨우 질서를 되찾을 수 있었다.
아멜리아의 부모님은 그 날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고, 글랜 가의 어린 남매는 삼촌에게 의탁하게 되었을 때에서야 그를 통해 부모의 사인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방금 자작의 말은…….
아멜리아는 십 년도 더 지난 그 일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만약 정말로 상대의 말처럼 부모가 난민의 폭동으로 죽은 게 아니라면, 하이드와 서미 가문의 관계에 국한된 일이 아니니 자신이 조사해볼 필요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