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4화. 열쇠

604화. 열쇠

북쪽 지역의 주둔군 다섯 개 조는 길을 따라 일자로 늘어서서 뿔뿔이 흩어진 패잔병들을 정리했다. 기관총도 리볼버 소총도 명중하느냐 마느냐에는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3백 미터도 안 되는 거리 안에서는 최대한 빠른 사격을 하는 것만이 중요했다.

허리 높이로 자란 밀은 저격수들에게 가장 좋은 엄호물이었다. 하늘이 아직 밝아지기 전, 매 얼굴은 미리 병사들과 함께 이곳에 몸을 숨겼다. 실비아의 마력의 눈 덕에 숨어있을지 모르는 적군에 대해서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정보전에 있어서도 완벽하게 제1군의 승리였다.

글로리아의 귀족들은 첫 번째 총성이 시작되고 나서야 밀밭에 숨어있는 제1군들의 존재를 깨달았다.

대열이 깨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공격을 당했다면 저항이라도 해보았겠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앞만 보고 달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