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3화. 두 가지 방안
아니나 다를까, 이디스의 말에 엘가는 적잖이 기분이 상한 듯 상당히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감히 일반인이⋯⋯.」
그러나 그녀가 화를 내기 전에 파이사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어쩌면 그 거대한 뼈대가 붉은 선의 확장 속도를 더욱 빠르게 끌어올렸는지도 모르지. 아니면 악마에게 또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일지도 몰라. 만약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전초전은 생각보다 일찍 발발할 수 있어. 그러니까 이렇게 싸울 필요 없어. 결국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전하의 의견에 달려 있지.」
과연 타키라 유민들의 실질적인 우두머리답군, 로렌은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파이사의 말은 자칫 발생할 수 있었던 싸움을 막는 동시에 로렌의 생각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존재했다.
악마에게 다른 의도가 있든, 아니면 빠르게 윈터리스 성을 공격하려고 하는 것이든, 로렌은 이미 폐허가 된 신성 도시에 대한 감시 권한을 잃은 상태였다. 때문에 윈터리스 성의 입장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대책이 많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