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2화. 전복

762화. 전복

프렐리나가 느릿하게 손을 뻗더니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세오의 뺨을 만졌다.

루렌초는 그녀의 손톱을 모조리 뽑았을 뿐 아니라, 그녀의 열 손가락을 모두 부러뜨린 상태였다. 지금 그녀의 손은 손이라기보다는 비쩍 마른 나뭇가지에 가까웠다.

“미안, 교회의 명맥을 더 이어나가지 못했어. 모두의 기대를 저버렸어⋯⋯.”

“상관없어. 그런 것 따위는 처음부터…….”

세오는 뺨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무언가를 느끼며 말했다.

“게다가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날 위로하는 거야? 이상하네. 이전에는 한 번도 그런 적 없으면서.”

프렐리나의 피범벅이 된 입술이 달싹였다.

“어쨌든, 가지마. 나랑 같이 있어 줄래?”

더 이상 흐르는 눈물을 걷잡을 수가 없어진 세오는 프렐리나를 힘껏 껴안았다.

“같이 있을게. 어디를 가든, 곁에 있을게⋯⋯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