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2화. 평원 위의 블랙리버
기차는 처음 보았을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온몸이 시커먼 강판으로 뒤덮여 있었으며, 아래쪽의 바퀴도 반쪽만 드러난 상태였다. 그 각진 윤곽을 보는 순간 엄청난 압박감이 그를 사로잡았다.
로렌은 종종 기계를 보고 아름답다고 말했지만, 사실 테브는 그 말에 동감하지 못해 왔었다.
그러나 오늘, 기차가 내뱉은 새하얀 연기와 단단한 장갑을 두른 기차를 본 순간 그는 ‘기계가 아름답다.’는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강철로 만든 선박도 놀라운 존재이기는 했지만, 눈앞에 있는 이 기차만큼 충격적이지는 못 했다.
이것은 그저 평범한 기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늘 그의 눈앞에 놓인 것은 놀라운 ‘힘’을 가진 무기였다.
* * *
기차가 여러 사람들 앞에서 멈추었을 때, 테브는 마침내 그 전체적인 모양새를 살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