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3화. 의지를 겨루는 싸움
“후.”
구달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이 불길한 생각들을 애써 떨쳐버렸다.
부족이 위기를 맞았을 때 몇 번이고 삼신에게 빌었음에도 끝끝내 아무런 응답도 듣지 못했던 그였다. 그런 그를 이제 와서 삼신이 지켜줄 리가 없었다.
어쩌면 그는 결국 이 낯선 도시에서 죽게 될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 전에 그는 적들에게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하고 싶었다.
대추장께서는 인류의 운명을 건 전투에서 목숨을 건 부족을 반드시 보살펴줄 터였다.
그가 이곳에 온 목적은 바로 그것이었다.
“그들이 왔어!”
페리가 외쳤다.
이제는 대포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포병 진지는 어젯밤부터 소리를 잃은 상태였다.
누군가는 그들이 비행 악마의 기습을 받았다고 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포병 부대원들은 이미 사전에 연락을 받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