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9화. 모래 속 광경

789화. 모래 속 광경

얼른 편지의 내용을 훑어본 로렌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구겼다. 제1군의 보고는 그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상고 시대의 유적이라고 하는 그곳의 해저 동굴은 그곳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곶 전체에 퍼져있다고 했다.

로렌의 명령을 받은 빅플레져 항의 주둔군은 곧장 그곳에 대한 채굴 작업을 진행했고, 선버디의 지시에 따라 해저 동굴 위쪽에 대량의 화약을 매설한 뒤 곧장 그 동굴의 천장을 터뜨렸다.

이에 화가 잔뜩 난 철갑 전갈이 뛰쳐나왔지만, 아무런 가림막도 없는 모래사장 위에서 수십 개의 기관총 조와 박격포 소대에 둘러싸인 채, 열 보도 움직이지 못하고 벌집이 되었다고 했다.

이것 자체는 전혀 놀랍지 않은 결과였다. 정말로 로렌을 놀라게 한 것은 그 후 이어진 정리 작업이었다.

작업조의 측량은 폭발물이 반경 수백 미터 안의 지면을 서로 다른 깊이로 가라앉게 했음을 밝혀냈다. 이는 결코 폭발물만의 위력으로 낼 수 있는 효과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