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화. 안개 섬

1028화. 안개 섬

질풍호의 선원들뿐만 아니라 부두 위의 다른 사람들도 이 불가사의한 선대를 목격한 상태였다.

항구가 순간 적막에 잠겼다.

돛대에 매달린 채 펄럭이는 크렘의 국기와 배 위에서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모든 이들은 하던 일을 내던지고 뒤쪽으로 미친 듯이 달아났을지도 몰랐다.

전설에나 등장하는 유령선은 안개가 짙게 낀 바다에서만 나타난다고 했는데, 대낮의 태양 아래 난데없이 나타난 엄청난 규모의 함대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 믿을 수 없는 거대한 문은 30분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고, 해수면 위에는 먼 곳으로 향하는 함대의 뒷모습만이 남았다.

직접 목격한 것이 아니었다면 절대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배들은 좀 전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없었던 바다 위에서 갑자기 나타난 것이 틀림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