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9화. 신의 눈

859화. 신의 눈

로렌은 이내 그 조잡하고 거친 석재 건축물이 눈에 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저주 신전의 벽화였다.

그의 의식에 따라 시야를 가득 채운 화면은 지직 소리를 내며 한참 가까워졌고, 검은 점들은 꿈틀거리는 생물로 변화했다. 그 겉모습으로 볼 때 그것들은 벽화에 그려져 있던 「주체」, 방사족이었다.

곧이어 눈앞의 광경이 빠르게 벽화의 내용과 중첩되기 시작했다.

열 마리가 넘는 주체들이 신의 유물을 가지고 높은 곳 위에 올라 한 바퀴를 빙 돌더니, 몸을 늘이고 줄였다. 모종의 의식을 진행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높은 곳 아래에 있는 깊은 구덩이 주위에는 수많은 성냥개비 사람들이 묶여있었다. 방사족들은 광란의 춤을 추면서, 그 성냥개비 사람들을 끝도 없는 구덩이 안으로 계속해서 밀어 넣었다.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지막 유물이 맞춰지자, 투명한 수정이 완전한 사각뿔 모양으로 변했다. 그것에서 방출되는 눈부신 빛은 아래쪽의 구덩이를 향해 뻗어나갔다가 아래쪽으로 계속해서 쏟아지며 시야에서 빠르게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