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3화. 엎어지면 코 닿을 곳
“뭐 발견한 것 있습니까?”
헤이크조드가 왜곡의 문에서 걸어 나오자, 승급한 한 명의 부관이 그를 맞이했다.
“아니⋯⋯.”
헤이크조드가 말없이 자신의 손을 살펴보다가 말했다.
“악마의 눈이 실수를 한 모양이야.”
“드문 일도 아니지요. 붉은 연못에서 잠시 쉬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경계는 제가 대신 서도록 하겠습니다.”
부관이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발키리스님께서는 종종 연못에 몸을 담그셨습니다. 제 생각에는, 헤이크조드님께서도 가끔은 쉬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만.”
‘나쁘지 않은 제안이로군.’
헤이크조드도 연못 안에 몸을 담그고, 눈을 감은 채 의식계의 비밀과 그 아름다움을 즐기고 싶었다.
문제는 서쪽 경계선의 계획에 이상이 생길 경우 왕께서 ‘악몽’을 벌하는 대신 그 모든 화를 자신에게 쏟아 부을 것이라는 사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