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7화. 크렘 설계 사무소
공장 안으로 들어가자 구석에는 발자국이 찍힐 정도로 두껍게 쌓인 먼지가 자리해 있었고, 드문드문 자리한 기계 위에도 먼지가 부옇게 앉아있었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공장으로 보였다.
가더를 따라 공장의 계단을 타고 올라가 관리실 근처로 다가간 로렌은 방 안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대화 소리를 들었다.
“휴, 회사에서는 대체 언제 이 공장을 철거하려는지⋯⋯. 매일 이곳에 앉아있으려니 엉덩이에 곰팡이가 슬 지경이야.”
“아무 것도 안 하고 가만히 앉아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새로운 회사로 간다고 해도 더 높은 월급은 못 받을 거 아니야. 그럴 거면 하루 종일 일을 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앉아있는 게 낫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나이가 많은 이의 것으로 보이는 목소리가 끼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