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2화. 탈출구

772화. 탈출구

렉스가 허리춤의 주머니를 풀어 선버디에게 건네며 말했다.

“비석의 견본이야. 내 조수에게 가져다줘. 난 볼트님에 버금가는 대단한 발견을 했다고도 전해주고.”

선버디는 상대의 손가락이 보일 듯 말 듯 떨리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네 조수한테 예비용 잠수복은 없어?”

“이거 두 개뿐이야. 재료 마련하는 것부터 재봉까지는 적어도 반년이 더 걸릴 테고.”

렉스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지금 자신의 감정을 진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무슨 생각 하고 있는지 알아. 사실 뛰어오면서 나도 내내 방법을 생각해봤는데 잠수복이 없는 상황에서는 이 동굴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겠더라고. 아마도 이게 운명인 거겠지.”

“운명?”

“기물 협회의 회원은 진정한 탐험가가 될 수 없다는 거 말이야.”

렉스가 입술을 깨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