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2화. 벌레의 작용

562화. 벌레의 작용

넓은 대전과 좁은 통로를 지난 로렌 일행의 눈앞에 널따란 광장이 펼쳐졌다. 그 광장은 성 네다섯 채를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넓었고, 벽에는 발광석이 박혀 있어 그 대략적인 윤곽을 짐작할 수 있었다.

발아래의 땅은 쟁기질을 한 듯 폭신한 흙이 드러나 있었으며, 광장의 끝 쪽에서는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이곳은 플레임이 새로 파낸 배양실입니다.”

파이사가 말했다.

“출구는 하나고, 지하에는 물이 흘러 안정성을 확보했죠. 하지만 정말 여기에서 그 이상한 벌레와 버섯을 기르실 생각이십니까?”

“그 거대한 버섯이 벌레의 먹이이기 때문이야.”

아가사가 설명했다.

“만약 그것들이 이 안에서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다면, 우리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많은 양의 벌레를 얻을 수 있을 거고.”

만약 이곳에 옮겨 심을 수 없다면, 릴리를 통해 인공적으로 배양하는 수밖에 없었다. 로렌은 설산 유적에서 발견한 버섯에 독이 있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웠다. 만약 독을 가지고 있지만 않았다면, 이렇게 거대한 버섯은 고기만큼이나 높은 단백질을 자랑하는 식재료로 쓸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