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6화. 관찰

856화. 관찰

묵묵히 생각에 잠겨있던 로렌은 자신의 기억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했다.

당시 그 고급 단계의 악마는 높은 곳 위에 서서, 두 마리의 승급자에게 싸우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흰색 면사로 되어 나풀거리던 고급 단계 악마의 옷과 발아래에서 부글거리던 붉은 안개의 연못은 선명하게 대비를 이루고 있었으며, 이마에 달린 눈은 눈부신 빛을 번득이고 있었다.

아직도 눈만 감으면 그 놀라운 광경을 또렷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눈앞에 있는 상대에게는 세 번째 눈이 없었지만, 그 외의 부분은 당시 기억의 조각 속에서 보았던 발키리스와 상당히 비슷했다. 이에 로렌은 저도 모르게 이 ‘발키리스’라는 악마 격투사에 대해 강렬한 호기심을 느꼈다.

그의 차례가 돌아왔을 때 로렌은 이전처럼 인사를 마치자마자 곧장 자리를 떠나는 대신 침대 근처로 다가가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