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화. 상식을 뒤집는 체험
“그럼, 모두 환상적인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제 상영을 시작하겠습니다.”
그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네 무리의 발광석이 천천히 위로 올라가 돔형 지붕 속으로 사라졌고, 극장은 이내 완전한 어둠에 잠겼다.
이게 무슨 뜻일까? 충분한 빛은 연극 전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던가. 노천극장이 크게 유행하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빛이 없다면 연극의 세세한 부분까지 다 살피고, 즐기기 어려워지니까. 또 다시 빅토르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크렘의 국왕이 대체 무엇을 준비한 것인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웃음을 거두기도 전에 놀라운 일이 펼쳐졌다.
한 줄기 흰색 빛이 번쩍하는가 싶더니, 시야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이는 그가 보아왔던 모든 검은색 중 가장 짙은 검은색이었다. 깊은 심연에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전후좌우도 구분되지 않았고, 그가 앉아있는 의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만약 엉덩이에 닿는 촉감이 없었다면, 벌써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을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