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화. 검은 선물
결국 제1군은 그 수많은 이들의 질서 유지를 위해 출정을 늦출 수밖에 없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테브가 레미에게 물었다.
“전하께서 약속하신 대가를 부풀려 전하기라도 한 건가?”
“제가 어찌 감히 그런 짓을 저지르겠습니까.”
레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모두 행정청에서 정한 대로 전했습니다. 그 나머지는 현지 영주의 선동 능력에 달려있을 뿐이죠. 이곳의 영주는 윈터리스에 계신 전하만큼 주민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하루에 기껏해야 4, 5백 명의 이주자가 모여들 것이라고 예상했었습니다만⋯⋯.”
“뜻밖에도 그 예상치의 20배에 달하는 인원이 모여든 거로군.”
테브가 뜻 모를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주민이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지만, 예상했던 수치를 훌쩍 웃도는 상황에 불쑥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