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9화. 아주 작은 희망
“움직이지 마.”
곁에서 엘리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 그녀의 칼질에 돌침이 끊어지며, 마비된 것 같은 느낌이 점차 사라졌다. 그 대신 온몸을 휘젓는 듯 극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안드리아는 이를 질끈 물고 터져 나오는 비명을 참아냈다. 고개를 든 그녀는 일행들의 전방에 거미 악마가 투척한 검은색의 돌 침이 가득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신벌 마녀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이미 그 돌 침에 온몸을 꿰뚫려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엘리나의 상태도 썩 좋지는 못했다. 그녀는 돌 침에 복부가 찔린 상태였지만, 관통당하지는 않은 덕분에 내장이 쏟아질 걱정은 하지 않을 수 있었다.
다행히도 신벌 마녀는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엘리나가 여전히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 역시 바로 그 때문이었다.
불과 몇 초 만에 안드리아는 자신의 이마가 식은땀으로 범벅이 된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