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9화. 증명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던 리앙 베이트가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크렘의 국왕께서 이런 계획을 세우신 이유에 대해 도통 알 수가 없군요. 만약 악마가 번트 산맥 너머에서 공격을 개시해오는 것이 아니라면, 저희도 이곳에서 전력을 다해 윔블던 전하를 지원할 겁니다. 그러나 주민들을 모두 데리고 간다면 도시와 논밭, 광산 등은 모두 황폐화되겠지요. 그런 손실을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제1군 총사령관으로서 저의 유일한 임무는 전하께서 지시하신 일을 완수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테브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당신이 직접 윈터리스에 간다면, 답을 얻을 수 있게 될 겁니다.”
“좋습니다. 그럼 마지막 질문입니다.”
남작은 약간 건조한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