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화. 신이 만든 신 탈취
이틀 뒤, 신이 만든 신이 마침내 지면으로부터 5천 미터에 가까운 고도에 이르렀다.
그것은 멀리서 보면 구름층 사이에 떠있는 산봉우리처럼 보였다. 그것의 아래로 드리워지는 그늘은 글로리아 왕국의 3분의 1을 가릴 정도에 이르렀다.
만약 미리 평민들에게 외출을 금하는 명령을 내리고 각 도시의 경계를 삼엄히 하지 않았더라면, 이 기현상에 왕국 전체의 질서가 무너져 내렸을지도 몰랐다.
신이 만든 신은 점점 크렘 왕국 남쪽으로 전진하기 시작했고, 이동하는 그늘의 윤곽이 대지에 밤을 만들어냈다.
침묵의 재난과 창공의 주인은 핵심 기기를 통제하지는 못했지만, 붉은 안개의 밸브를 잠그는 일 정도는 문제없이 할 수 있었다. 덕분에 신이 만든 신이 곳곳을 돌아다니며 붉은 안개를 뿌리는 것만은 막을 수 있었다.
마녀 연맹과 크렘 행정청은 신이 만든 신의 동향을 감시하는 것 외에도 다른 일들로 쉴 틈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