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5화. 일단 축배를 들자
생각을 마친 루가는 귀를 쫑긋 세운 채 꼬리를 흔들며 힘껏 주먹을 바르쥐었다. 그래! 악마가 정말 그렇게 강하다면 대추장은 왜 수도를 여기로 정했겠어? 만약 그것들이 서북쪽에서 온다면, 가장 먼저 마주칠 도시는 바로 이곳 윈터리스 성이었다.
악마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 위험한 곳에서 할 수 있는 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편이 나았다.
「그대를 혼자 사지에 몰아넣을 수 없다」니, 얼핏 보기에는 굉장히 친절한 말 같지만, 실제로는 단지 겁을 주기 위한 말인지도 몰랐다. 직접 맞붙기 전까지 누가 이기고 누가 질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단 말인가?
왈파 부족의 셋째 공주는 다시 자신감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녀에게는 1백 닢이 넘는 금화가 있었으니, 혼자서 여관에서 생활한다면 머물고 싶을 만큼 머물 수 있었다. 치료비가 비싸더라도 한 번에 몇 십 닢을 청구하지는 않을 테니 먹고 마실 것, 입을 것, 약초, 황무지로 가는 데 드는 비용을 다 합해도 몇 년 동안 생활하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