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8화. 궁지에 몰린 짐승

908화. 궁지에 몰린 짐승

다행히 헤이크조드는 화염보다는 하늘에 훨씬 더 익숙했다. 그리고 철로 만들어낸 새는 비행 악마보다 그렇게 강력하지도 않았다.

자신이 이곳에 있는 이상, 인간들에게 하늘을 내줄 리는 없었다.

무엇보다 이번 진격은 절대로 지난번과 같은 좌절로 끝나지 않을 터였다.

그의 자신감은 상대에 대한 경시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이런 상황에 이르러 적을 무시하고 경시할만큼 어리석지 않았다.

그의 자신감은 자신의 칭호에서 기인하고 있었다.

그는 창공의 주인이었다.

문을 관통한 뒤 창공의 주인은 섬의 가장자리에 이르렀다.

그의 곁에는 기생 악마의 눈이 딱 달라붙어 있었다.

악마의 눈이 희귀한 종이라면, 기생 악마의 눈은 그보다 더 적은 숫자 밖에 존재하지 않는 실로 귀중한 자원이었다.

이 기술은 지하 문명에서 개발된 것으로, 기생 악마의 눈을 만들기 위해서는 승급자 하나와 악마의 눈을 융합시켜야 했고, 성공한다면 승급자는 영혼을 담아두는 빈 그릇이 되었으며, 악마의 눈은 자유로운 이동 능력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