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7화. 운명을 건 도박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신이 만든 신을 살피던 헤이크조드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꾸역꾸역 차오르는 불만을 참고 팔찌를 착용했다.
여차하면 힘으로 뜯어버리기도 어렵지 않겠군. 인간들도 신벌의 자물쇠를 이용해 날 포로로 삼을 생각은 없는 모양이야.
하지만 이 병사 뒤쪽에 있는 두 수컷은 무장을 한 상태도 아니건만, 왠지 대적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헤이크조드가 생각했다.
잠시 후, 헤이크조드의 호흡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온 건가?
헤이크조드는 아무렇지 않을 척 손을 들어 반지로 위장한 오색찬란한 악마의 돌을 눈앞에 가져다 대었다.
다음 순간, 성벽만큼이나 넓은 빛기둥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너무나 거대한 빛기둥에 그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좌우로 돌렸다. 그제야 겨우 빛기둥의 가장자리가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 순간 그는 바텀리스라는 그 섬으로 돌아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