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화. 도시의 추락
가면은 핵심을 쥐고 높이 들어 올렸던 손을 내렸다.
종족의 편에 선 행운은 없었다.
세 마리의 철로 만든 새가 검은 금속 덩어리와 함께 떨어져 내리던 순간, 이미 종족의 운명은 정해져 있었는지도 몰랐다.
대비가 되어 있는 쪽과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쪽. 인간은 한참 멀리 앞서 있었고 그로서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이미 바뀐 상황을 뒤집을 수 없었다.
가면은 눈을 감고 탄생탑과 의식을 연결했다.
왕은 안리타 안에 주둔하고 있는 부대를 돌격시키는 등 계속해서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냉랭한 말투는 인간의 기계와 다르지 않았다. 가면은 곧장 핵심기기를 통제해 전달되고 있는 왕의 지시를 끊어버렸다.
이는 자신이 마력의 핵에 수작을 부려놓았음을 드러내는 행위였지만, 더는 그런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왕도 빠르게 반응을 해왔다. 발아래의 붉은 연못은 순간 부글부글 끓어올랐고, 마력의 진동은 실체를 갖춘 것처럼 강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