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화. 크렘 국왕의 뜻
“아, 참.”
생각을 마친 리앙 베이트는 얼른 호위병에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크렘의 사자에게 똑똑히 전해. 세디멘 만을 관할하고 있는 것은 나 하나뿐이라고.”
“예, 남작님.”
호위병이 떠난 뒤, 남작은 돌연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당장 만나자고 하지는 말 걸 그랬나. 상대가 예의를 중시하는 사람이라, 하루 이틀 정도 뒤에 방문하면 어떡하지?
그는 금세 자신의 마음 밑바닥에 깔린 자만심을 탓했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나았을지도 몰랐다.
하필 이런 때에 비까지 내리다니!
남작은 창밖으로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호위병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빨리 돌아왔고, 뜻밖에도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남작님, 그들이 왔습니다.”
리앙 베이트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빨리, 얼른 그들을 응접실로 모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