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2화. 위험의 신호
메이지가 잠에 든 후 라이튼은 한참 동안 앉아 있다가 배낭 안에서 공책을 꺼냈다.
오늘은 프로즌 왕국 북쪽의 산악 지대에 들어온 지 열흘 째였고, 이동 거리는 벌써 120킬로미터를 넘긴 상태였다.
번트 산맥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수록, 라이튼은 자신이 아주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다.
인간의 발길이 한 번도 닿은 적 없던 이곳에서 이미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절경을 여러 차례 목격한 그녀였다.
퍼렐 평원만큼이나 광활한 지대를 뒤덮은 돌밭, 동북쪽에서 바다 쪽으로 쭉 뻗은 얼음 폭포, 계단처럼 위로 올라가 있는 구름과 대륙의 척주 중앙에 자리한 거대한 열곡…….
이런 곳과 비교하자면 4대 왕국을 갈라놓고 있는 번트 산맥은 대륙 전체를 가로지르는 산맥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 광경은 산맥 속에 가려져 있기 때문에 그 낭떠러지와 같은 절벽을 넘지 않는 이상 두 눈으로 직접 보기는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