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3화. 보답
상대가 이야기를 마쳤을 때 프렐리나는 열 손가락에서 전해지는 통증을 느꼈다. 언제부터인지 그녀는 두 주먹을 바르쥐고 있었으며, 덕분에 부러진 손가락에서는 다시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역사에 기록된 인물이 어떻게 지금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 건지 알게 되었다. 눈앞에 있는 에노바는 그 당시의 십자군 군단장이 아니라, 4백 년 전부터 여태까지 살아있는 고대의 마녀였다.
평소였다면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하더라도 소리를 질러대며 부정하고 검을 빼 들어 상대를 공격했을 그녀였다. 사악하고 극악한 존재가 그 걸출한 군단장의 몸을 가지고 있는 것을 결코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온몸의 힘이 손가락 사이로 스르륵 빠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너무나 황당무계했다.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